1. 역사적 맥락에서 본 동중서
<한서漢書>에 따르면 동중서董仲舒는 한漢나라 때 사람으로서 현재 허베이 성城의 광천 사람이다. 동중서는 어려서 공자의 <춘추>를 공부했고 효경제 때 박사가 되었다. 동중서는 얼굴을 직접 대면하지 않은 채로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3년 동안 두문불출할 정도로 학문에 전념하였다. 동중서는 예禮가 아니면 행하지 않았으므로 선비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다. 재미있게도, 옛날 은殷나라의 도道가 해이헤지자 문왕은 <주역>을 해설하였고, 그후 주周나라의 도道가 헤이헤지자 공자는 <춘추>를 짓고 도道를 빛나게 하였다. 동중서는 진시황秦始皇 분서 이후 학문을 계승하여 육경六經을 분석하고 음양陰陽의 학설을 밝히면서 유가儒家의 영수가 되었다. 동중서는 <춘추번로春秋繁露>를 남겼다.
2. 신天, 음양 오행陰陽 五行
동중서가 말하는 하늘天은 물질적인 하늘天을 가리키기도 하고 의지를 갖고있는 자연신天을 가리키기도 한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하늘天, 땅地, 음, 양, 목, 화, 토, 금, 수에 사람을 덧붙인 열十은 완전한 신天의 수數이다."라고 하였다. 동중서는 모든 사물은 시원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그것을 원元이라고 하였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일원一元이란 태초이다. 오직 성인聖人만이 사물을 일一에 귀속시켜 원元에 다다른다. 원元은 근원原과 같은 것으로서 천지天地의 시작부터 종말까지 관통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원元이란 모든 사물의 원자로서 사람의 원元도 거기에 속한다. 원元은 천지天地가 생성되기 이전에 존재했다."고 하였다. 원元은 세계天地가 생성되기 이전에 존재했다. 재미있게도 동중서는 자연신의 근원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 음양陰陽이란 무엇인가. 동중서는 말하기를 "천지간天地間에 존재하는 기氣가 항상 사람을 적시는 것은 물이 항상 물고기를 적시는 경우와 같다. 다만, 물은 눈에 보이지만 기氣는 눈에 보이지 않고 고요하다는 점이 다르다. 사람이 천지간天地間에 사는 것은 물고기가 물에 의지하여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氣는 어디에나 있으나 물은 더 부드러울 따름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기氣는 음陰과 양陽으로 나뉘어지는 물질적인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중서와 음양가가 말하는 기氣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럼, 오행五行에 대하여 살펴보자. 동중서는 말하기를 "하늘天은 오행을 갖고 있으니 첫째, 나무木 둘째, 불火 셋째, 흙土 넷째, 쇠金 다섯째, 물水이다. 이것이 신天의 질서이다. 나무는 불을 낳고 불은 흙을 낳고 흙은 쇠를 낳고 쇠는 물을 낳는다. 나무는 왼쪽, 쇠는 오른쪽, 불은 앞, 물은 뒤, 흙은 중앙에 위치한다. 오행의 운행은 그 자체의 질서에 따르고 오행의 기능은 각각의 역량을 발휘한다. 따라서 나무는 동쪽에서 춘기春氣를 불은 남쪽에서 하기夏氣를 쇠는 서쪽에서 추기秋氣를 물은 북쪽에서 동기冬氣를 주관한다. 따라서 나무는 삶을 쇠는 죽음을 불은 더위를 물은 추위를 흙은 중심을 주관한다. 흙은 자연의 수족이므로 덕성이 풍부하고 아름다워서 어느 한 계절에 한정시킬 수 없다. 목, 화, 금, 수는 토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다. 즉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이 단맛에 의지하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는 경우와 같다. 단맛이 오미五味의 근본이라면 흙土은 오행의 주재자이다. 천지天地의 기氣는 합쳐져서 하나를 이루지만 음양으로 나뉘고 사계절로 갈리고 오행으로 배열된다. 행行이란 운행한다는 것으로서 저마다의 운행이 다르므로 오행인 것이다. 오행은 다섯 가지 기관으로서 인접한 행行은 상생관계이고 건너 뛴 행行은 상극관계이다."라고 하였다. 오행의 상생相生 관계란 나무는 불을 낳고 불은 흙을 낳고 흙은 쇠를 낳고 쇠는 물을 낳고 물은 나무를 낳는 것을 말한다. 오행의 상극相極관계란 쇠는 나무를 이기고 나무는 흙을 이기고 흙은 물을 이기고 물은 불을 이기고 불은 쇠를 이기는 것을 말한다. 후한後漢 장제章帝 때의 <백호통의白虎通義>에 따르면 나무는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으므로 비비면 불을 낳는다. 불은 나무를 태워서 재를 남기므로 불은 흙을 낳는다. 흙이 모이면 산이 되고 산속의 돌에는 쇠가 붙어있으므로 흙은 쇠를 낳는다. 쇠를 녹이면 물이되고 또 쇠의 소재지인 산속에 구름이 일면 습기가 일기 때문에 쇠는 물을 낳는다. 반면에 나무가 흙을 이기는 이유는 응집된 것이 흩어진 것을 이기기 때문이고 흙이 물을 이기는 이유는 고체가 액체를 이기기 때문이고 물이 불을 이기는 이유는 많은 것이 적은 것을 이기기 때문이고 불이 쇠를 이기는 이유는 정밀한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기 때문이고 쇠가 나무를 이기는 이유는 강한 것이 부드러운 것을 이기기 때문이다.
3. 사계절
동중서에 따르면 목, 화, 금, 수는 사계절의 기氣를 각각 주관하고 흙은 중앙에서 그것을 보좌한다. 사계절의 기氣가 성하고 쇠하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가 생긴다. 그 변화는 음양에 따른 결과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하늘天의 상도常道는 사물이 상반되게 일어나지 않는 것인데 이것이 통일一이다. 통일되어 다르지 않는 것이 천행天行이다. 음과 양은 서로 상반되는 사물이다. 따라서 하나가 나아가면 다른 하나는 들어가고 하나가 왼쪽에 있으면 다른 하나는 오른쪽에 있다. 봄에는 남쪽으로 향하고 가을에는 북쪽으로 향하고 여름에는 앞에서 교차하고 겨울에는 뒤에서 교차한다. 함께 나아가지만 길이 다르고 서로 교차하더라도 각각 다르게 주관한다. 이것이 음양陰陽의 방식이다."라고 하였다. 또 동중서는 말하기를 "양기陽氣는 북동쪽에서 일어나 남쪽으로 진행하고 서쪽으로 돌아 북쪽으로 숨는다. 음기陰氣는 남동쪽에서 일어나 북쪽으로 진행하고 서쪽을 돌아 남쪽에서 숨는다. 양陽은 남쪽에서 활동하고 북쪽에서 휴식한다. 음陰은 북쪽에서 활동하고 남쪽에서 휴식한다. 양陽이 활동하면 큰 더위로 뜨거워지고 음陰이 활동하면 더 큰 추위로 얼어붙는다."고 하였다. 재미있게도 이와같은 동중서의 주장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르다.<회남자>에 따르면 양기陽氣는 북동쪽에서 일어나서 남서쪽에서 다 없어지고, 음기陰氣는 남서쪽에서 일어나서 북동쪽에서 다 없어진다."고 하였다. 이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세계는 항상 하나一로부터 음陰이 되고 하나一로부터 양陽이 되는 것이다. 양陽은 하늘天의 덕德이고 음은 하늘天의 형벌罰이다. 천도天道은 세 계절을 생성과 삶에 할당하고 한 계절을 상실과 죽음에 할당했다. 죽음이란 모든 사물이 시들어 떨어진다는 것이고 상실이란 음기의 슬픔과 비애를 말한다. 하늘天은 기쁨과 분노한 기氣와 슬픔과 즐거움의 마음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인간과 같다. 인간은 유類와 합하면서 하늘天과 통일된다."라고 하였다.
4. 천인감응론天人感應論
동중서에 따르면 하늘天과 인간은 동류同類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기氣보다 더 정밀한 것은 없고 땅보다 더 풍부한 것은 없고 신天보다 더 신비로운 것은 없다. 인간은 하늘天로부터 명命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사물보다 고귀하다. 다른 사물들은 막혀있어서 인의仁義를 행할 수 없고 오직 인간만이 인의仁義를 행할 수 있다. 인간의 본질은 하늘天에 따른 것이다. 인간의 형체는 천수天數에 따른 결과이고 인간의 혈기血氣는 천지天志가 합해진 결과이고 인간의 덕행德은 천리天理가 의義롭게 변화한 것이다. 인간의 선호와 혐오는 신天의 따뜻함과 맑음에 따른 것아고 인간의 기쁨과 분노는 하늘天의 춥고 더운 것에 따른 것이다. 신天의 부속이 인간에게 있으니 인간의 정성情性은 하늘天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하늘天은 효제孝悌로써 모든 사물을 생성하고, 현상세계地는 의식衣食으로써 모든 사물을 양육하고, 인간은 예악禮樂으로써 모든 사물을 완성한다. 하늘天, 땅地, 인간人, 이 세가지는 서로 손발이 되어서 한 몸을 이루고 있다."고 하였다. 인간의 본질은 신성天性에 있다. 인간은 알든지 모른든지 현상세게에서 천성天性을 실천하고 있다. 동중성의 포인트는 신인합일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5. 성性, 정情
인간의 마음에는 성性, 정情 두가지가 있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성性,정情은 하늘天의 음陰과 양陽에 상당한다. 인간이 성性, 정情을 갖고있는 것은 하늘天이 음陰, 양陽을 갖고있는 것과 같다. 인간의 질료質를 논하면서 정情을 빠뜨린다면 하늘天의 양陽을 논하면서 그 음陰을 빠뜨린 것과 같다."고 하였다. 성性이 밖으로 표현된 것이 인仁이다. 정情이 밖으로 표현된 것이 탐貪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인간에게는 진실로 인仁과 탐貪이 있는데 인仁과 탐貪의 기氣는 모두 우리 몸身에 있다. 몸은 하늘天로부터 취한 이름이다. 하늘天에게 음陰과 양陽의 작용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인仁과 탐욕貪의 두 성性이 있다."고 하였다. 동중서가 말하는 인仁은 성性의 표현이고 탐貪은 정情의 표현이다. 인간의 질료質에는 성性도 있고 정情도 있고 또 인仁과 탐貪도 있으므로 인간은 선善하다고만 할 수 없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선善은 쌀과 같고 성性은 벼와 같다. 벼가 쌀을 산출하지만 벼를 쌀이라고 할 수 없듯이 성性이 비록 선善을 산출하지만 성性을 선善이라 할 수 없다. 선善은 하늘天에 연결되어 밖으로부터 들어온 것이지 인간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늘天은 인간의 한계 밖에 있다. 이 한계 바깥이 왕교王敎이다. 왕교은 성性 밖에 존재하지만 성性은 양성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性은 선善한 질료이지만 선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벼에서 쌀을 생산함은 성性에서 선善을 만드는 일로서 성인이 하늘天과 연결되어 진행된 것이지 성性, 정情 자체가 생성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인간은 노력을 통하여 성性으로써 정情을 제어하여야만 선善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마음은 악惡을 규제하여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한다. 마음은 바로 규제자이다. 하늘天이 음陰을 규제하듯이 몸은 정욕을 규제하므로 천도天道와 매한가지이다. 하늘天이 억제하는 것은 몸도 억제하기 때문에 하늘天과 몸은 같다고 말한다. 천성天性은 교화敎에 의존하지 않으면 끝내는 규제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하였다. 교화敎란 성性으로써 정情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인간이 하늘天과 연결되어 하늘天을 본받는 것이다. 동중서의 성설性說은 맹자와 순자를 결합시키고 있으나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다소 기울어졌다. 맹자처럼, 동중서도 인간의 질료에는 본디 선단善端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다만 성性에는 선단善端이 있을 뿐이지 그것이 선善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럼, 성性에는 선단善端이 있고 마음心에는 선善한 질료質가 있는데 왜 인간본성이 선하지 않은가. 동중서는 말하기를 "그것이 아니다. 달걀 속에 병아리가 잠재하지만 달걀은 병아리가 아닌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은 인간의 성性은 선善하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선하지 않다고 말한다. 성性에는 선단善端이 있어서 어린아이가 부모들 사랑하는 것은 맹자가 말한 선善이고, 삼강三綱 오기五紀를 따르고 팔단八端의 이치에 통달하여 널리 사랑하고 예禮을 좋아하면 선善인 경우는 성인聖人의 선善이다. 맹자는 금수와 비교했기 때문에 성性은 이미 선善하다고 했고 나는 성인聖人에 비교했기 때문에 성性은 아직 선善하지 않다고 했다. 즉, 성性 너머에 선善이 있고 선善 너머에 성인聖人이 있다."고 하였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선단善端 이상을 갖고 나오기도 하고 선단善端이 거의 없이 태어나는 인간도 있다. 공자가 말한 상지上智와 하우下愚가 그것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성性은 상지上智나 하우下遇에 해당하지 않고 그 중간의 성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성性이란 보통사람의 성性을 말한다. 보통사람의 성性은 달걀의 경우와 같다. 암닭이 20일을 품은 후에야 달걀이 병아리가 되듯이 성性은 교화敎에 의하여 훈도된 다음에 선善이 될 수 있다. 선善은 교화의 훈도에 의하여 도달할 수 있는 것이지 인간의 바탕 질료 자체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동중서의 성설性說은 공자, 맹자, 순자를 융합한 것이겠다.
6. 개인과 사회의 윤리
인간 바탕 질료의 선단善端을 개발하여, 선善으로 완성시키기 위한 덕德으로써 인의仁義가 중요하다. 신天은 인성人性을 만들면서 인의仁義로써 창피함을 알도록 하였다. 따라서 짐승처럼 자연스럽게 살거나 구차하게 이익만을 좇으며 살도록 한 것이 아니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인仁으로써 타인을 편안하게 하고 의義로써 나를 바로 잡는다. 인仁은 타인을 향한 것이고 의義는 나를 향한 것이다. 보통 사람은 이 이치를 살피지 못하여 인仁으로써 자기에게 관대하고 의義로써 타인을 규제했다. 이러한 혼란에 빠졌던 까닭은 타인과 자기에게 적용할 이치를 분간하지 못하여 인仁과 의義가 베풀어질 대상을 성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춘추春秋>는 인仁의 기준으로서 타인을 사랑함에 두었지 자기를 사랑함에 두지 않았고, 의義의 기준으로서 나를 바로잡음에 두었지 타인을 바로잡음에 두지 않았다. 왕자王者는 인仁이 오랑케에까지 미치고 패자覇者는 인仁이 제후에까지 미치고 안정된 군주君主는 인仁이 자기 영역에까지 미치고 위태로운 군주君主는 인仁이 측근에만 미치고 망국의 군주君主는 인仁이 자기 한 몸에만 그친다. 인仁은 義와 다르다. 인仁은 밖으로 나가고 의義는 안으로 들어온다. 인仁은 멀리 미치는 일이 중요하고 의義는 가까이 적용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랑이 타인에게까지 이를 때 인仁이고 의로움이 자기에게 있을 때 의義이다. 인仁의 대상은 타인이고 의義의 대상은 자기이다."라고 하였다. 개인의 윤리에는 인의仁義의 덕德 이외에도 지혜智의 덕德이 필요하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가장 중요한 것이 인仁이고 가장 필요한 것이 지智이다. 인仁하더라도 지헤롭지 못하면 분별없이 사랑하고 지혜롭지만 인仁하지 못하면 알더라도 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仁은 인류를 사랑하게 하고 지혜智는 인류의 해악을 제거할 수 있게한다. 그럼, 지智란 무엇인가. 지智란 선천적인 말先言이 후천적으로 합당하게後當 통일된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화복禍福을 멀리까지 통찰하며 이해利害를 신속히 파악하고 사물의 변화를 예측하며 사태의 시작을 보고 결말을 인식한다. 말은 적지만 충분하고 함축적이나 이해가 쉽고 간결하지만 예리하고 간략하지만 완벽하고 행동은 법도에 맞고 언어는 임무에 합당하니 이것이 지혜智이다."라고 하였다. 동중서는 인仁, 의義, 지智를 인간 윤리의 덕목으로 보았다. 한편 <중용>은 지智, 인仁, 용勇의 세가지 덕을 달덕達德으로 여겼다.
+ <백호통의>
<백호통의>는 인간의 마음과 덕목과의 관계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백호통의>는 말하기를 "성性은 양陽의 혜택이고 정情은 음陰의 변화물이다. 인간은 음양의 기氣를 타고나고 오성五성性과 육정六情을 품고있다. 정情은 정精이고 성性은 생生이다. 오성五性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다. 인仁이란 모질지 않는 것으로 타인에 대한 사랑이고 의義란 올바름으로서 중도에 맞게 결단을 내리는 것이고 예禮란 도道를 실천하여 격식을 완성하는 것이고 지智란 지식에 의한 통찰력으로 사물에 미혹되지 않고 미래의 사태를 인식하는 것이고 신信이란 참誠되고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날 때 8괘의 본체에 감응하여 오기五氣를 얻어 법도로 삼은 것이 인, 의, 예, 지, 신이다. 육정六情이란 희喜, 노怒, 애哀, 락樂, 애愛, 오惡이다. 인간은 본래 육률六律과 오행五行의 기氣를 타고 나왔으므로 몸에는 육부와 오장이 있고, 이것으로부터 성정性情이 유발된다. 오장五藏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말한다. 간장은 인, 심장은 예, 비장은 신, 폐장은 의, 신장은 지에 상당한다. 간의 상징은 나무이고 그 색은 푸르고 지엽이 있다. 인은 삶을 좋아하는 것인데 동쪽은 양이고 만물이 탄생한다. 심장의 상징은 불이고 색은 불고 예리한다. 예에는 존비尊卑가 있고 남쪽은 존귀하다. 비장의 상징은 흙이고 그 색은 누렇고 흙은 만물을 낳고 양육하므로 사사로움이 없고 신실의 최고점이다. 폐의 상징은 쇠이고 의義에 상당한다. 의義란 결단을 내리는 것인데 서쪽은 쇠이고 죽어서 만물을 이루고 그 색은 하얗다. 신장의 상징은 물이고 지智에 해당한다. 지혜智란 의혹이 없는 것인데 물 역시 의혹이 없이 전진하고 북쪽이다. 신장의 색은 검고 물은 음이기 때문에 신장은 쌍이다. 그럼, 육부六府란 무엇인가. 쓸개,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를 말한다. 부府란 오장 궁전의 보고한 뜻이다. <예운>에 따르면 육정은 오성을 떠받쳐서 완성된다고 하였다. 서쪽은 모든 사물의 완성을 주관하므로 기쁨이고 동쪽은 모든 사물의 생산을 주관하므로 분노이고 북쪽은 양기가 시작되므로 좋아함이고 남쪽은 음기가 시작되므로 미움이고 위는 즐거움이 많고 아래는 슬픔이 많다."고 하였다.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관점에서 여러 덕목은 이와같은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 삼강 오기三綱 五紀
동중서는 사회윤리와 관련하여 말하기를 "모든 사물은 반드시 합合에 이른다. 위는 아래와 짝하여 합을 이루게 되고 왼쪽은 오른쪽과 짝하고 앞은 뒤와 짝하고 겉은 속과 짝하고 아름다움은 추함과 짝하고 순종은 거역과 짝하고 기쁨은 분노와 짝하고 추위는 더위와 짝하고 낮은 밤과 짝하여 합合을 이룬다. 음은 양과 짝하고 아내는 남편과 짝하고 아들은 아버지와 짝하고 신하는 임금과 짝하니 모든 사물은 저마다 짝하고 짝에는 각기 음양이 있다. 군신, 부자, 부부의 의義는 모두 음양의 도道에서 취한 것이다. 임금은 양이고 신하는 음이며 아버지는 양이고 아들은 음이며 남편은 양이고 아내는 음이다. 인의仁義의 제도와 법칙의 묘수數는 신天으로부터 취한 것이다. 하늘天은 임금으로써 보호하고 기르며 현상세계地는 신하로써 보조하고 지탱한다. 양은 남편으로써 낳고 음은 아내로써 기른다. 봄은 아버지로써 낳고 여름은 아들로써 양육한다. 이 세 벼리綱의 왕도王道는 하늘天로부터 나온 것이다."고 하였다. 임금은 신하의 벼리요 아버지는 아들의 벼리요 남편은 아내의 벼리였으므로 신하, 아들, 아내는 부속품이었다. 인간은 이러한 인성人性을 다 발휘하여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었다. 공자는 모든 사물 가운데 인간이 가장 고귀하다고 하였다. 하늘天이 부여한 천성天性을 이해하면 자신이 모든 사물보다 고귀함을 알게된다. 그런 후에 인의仁義를 알게되고 인의仁義를 안 후에 예禮를 중시한다. 그런 후에 선善에 거처하고 선善에 거처한 후에 즐거이 예禮를 좇는다. 즐거이 예禮를 좇을 수 있어야 비로소 군자君子이다. 공자는 이것을 두고 계시命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고 했던 것이다. 인간에게 윤리와 도덕이 없다면 뭇 생물과 구별이 없게 되고 금수와 다를 바 없다.
7. 정치철학
동중서는 인간의 성性은 완벽하지 못한채로 태어나므로 지혜로운 왕이 인간의 성性을 교화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하늘天이 인간의 성性을 만들 때 선한 질료質는 주었지만 아직 선善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왕으로 하여금 선善하게 교화하도록 하였다. 이것이 천의天意이다. 왕은 천의天意을 이어받아 백성의 성性을 완성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자이다."라고 하였다. 왕은 천명天命을 받아서 인간을 다스리는 자이므로 지위가 매우 높고 책임이 막중하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왕은 오로지 하늘天을 본받고 때時에 따라서 이루고 계시命에 따라서 법을 세우고 수數에 따라서 일을 도모하고 도道에 따라 다스리니 그것이 법이고 그러한 의지는 인仁으로부터 나온 것이다."고 하였다. 왕은 하늘天을 본받고 때時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성인聖人은 천의天意에 따라 다스린다. 따라서 경사慶로써 봄의 따뜻함에 따르고 포상賞으로써 여름의 더위에 따르고 징벌罰로써 가을의 서늘함에 따르고 형벌刑로써 겨울의 추위에 따른다. 왕은 경慶, 상賞, 벌罰, 형刑으로써 덕德을 완성한다. 하늘天에게는 춘, 하, 추, 동의 사계가 있듯이 왕에게는 경, 상, 벌, 형의 사정四政이 있어서 서로 상통하는 도道가 하늘天과 인간에게 공존한다."고 하였다. 왕은 하늘天을 승계하여 인간들의 선善을 완성시켜야 한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하늘天의 령令은 계시命이므로 성인이 아니면 계시命을 이행할 수 없다. 본 바탕 질료가 성性이며 성性은 교화되지 않으면 완성되지 않는다. 반면에 인간의 욕망은 정情이며 제도制度가 아니면 절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왕은 천의天意을 이어받아 계시命에 순종하고 백성을 교화함으로써 성性을 완성한다. 또 바른 법도法度로써 상하간의 질서를 세우고 욕망의 방출을 제어한다. 이로써 대본大本이 빛난다."고 하였다. 왕이 하는 일은 하늘天의 뜻을 이어받아 백성의 성性을 교화하는 일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세 달이 한 계절을 완성하고 왕은 3공公으로 자신을 보좌하게 하였다. 완전한 수를 세우고 4번 중복함으로써 과실을 없앴다. 천수天數를 살피는 것은 도道를 살피는 것이다. 인간은 하늘天로부터 태어나고 하늘天의 몸은 나뉘었으므로 크고 작고 두껍고 가는 차이가 있는 것이 인간의 기氣이다. 선왕先王은 기氣의 차이에 따라 4단계로 선발하였다. 따라서 3공公은 성인聖人 가운데서 선발하고 3경卿은 군자君子 가운데서 선발하고 3대부大夫는 선인善人 가운데서 선발하고 3사士는 정직한 사람 가운데서 선발했다."고 하였다. 벼슬은 천수天數에 '따라 분리되었던 것이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신의 도天道에는 질서와 법칙이 있으므로 성인聖人은 하늘天을 바라보며 행한다. 성인이 호好, 오惡, 희喜, 노怒를 살피면서 정령을 포고하고 풍속을 교화하는 것은 신天의 뜻에 부합하려 함이다. 또 천박함, 화려함, 허위를 부끄러워하고 정성, 중후함, 충직, 신실함을 중시하고 아부, 파당, 편견, 사사로움을 거부하고 사랑과 이익 공유를 찬양하는 것은 신의 뜻에 부합하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아름다운 자의 인仁은 하늘天로부터 나온다. 하늘天은 인仁이다. 하늘天은 모든 사물을 생성하고 양육하고 완성한다. 하늘天의 인仁은 한량이 없다. 인간은 하늘天의 명命을 받아서 인仁을 실천하므로 부자와 형제간에 친애, 충직, 자비, 신실, 은혜의 마음으로 예의와 염치廉恥를 행한다."고 하였다. 하늘天은 인간을 이롭게 도모하므로 왕은 하늘天을 본받아 땅地에서 그것을 완성하려고 도모한다. 이것은 묵자의 학설과 유사한 면이 있다.
+ 불평등
동중서는 말하기를 "공자가 가난을 걱정말고 불평등을 걱정하라고 했듯이 쌓아두는 사람이 있으면 텅텅 빈 사람이 있게 된다. 부유하면 교만하여 횡포해지고 가난하면 근심하여 도둑질하게 된다. 성인은 그러한 실정을 통찰하였으므로 인도人道를 세워 교만하지 않게 하고 근심하지 않게 하였다. 성인은 부의 균등을 모색함으로써 재물이 결핍되지 않게 하고 위아래를 안정시켰으므로 세상은 쉽게 다스려졌다. 그러나 이제 인간들은 욕망을 제멋대로 추구하여 그 끝을 찾을 수 없으므로 군자들은 재물이 딸렸고 서민은 수척해갔지만 부자는 이익을 더욱 탐하고 가난한 자는 날마다 법령을 위반하였으므로 세상은 다스리기 어려워졌다. 이미 큰 것이 있음에도 작은 것을 겸하는 것은 하늘天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성인은 하늘天을 본받아 제도를 만들면서 큰 봉록을 누리는 자가 사업을 펼치며 작은 이익을 겸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으니 이것이 천리天理이다."라고 하였다. 동중서는 이상적인 토지분배제도로서 정전법을 주장하였다. 진秦나라가 망하고 한漢나라가 등장하면서 귀족정치가 무너지고 자유경쟁한 결과 신흥부호들이 늘어나고 또 가난한 자들 또한 늘어났다. 동중서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이러한 폐단을 시정하려고 했던 것이다.
+ 재이災異
동중서는 말하기를 "천지天地의 사물에 이상한 변화의 징조를 가리켜 이異라고 한다. 이異는 재災로써 현실화된다. 이異는 하늘天의 경고이고 재災는 하늘天의 응징이다. <시詩>에 따르면 하늘天의 경고를 두려워한다고 니와있다. 재이災異의 근본은 국가의 잘못으로부터 나온다. 국가가 잘못하면 신天은 경고와 재해를 내린다. 경고했음에도 고치지 않으면 놀라운 괴이怪異가 생기고 그것을 무시하면 재난이 닥친다. 따라서 천의天意는 인仁이지 함정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인간의 행위가 옳지 못하면 하늘天은 경고하고 재난을 내린다. 이것이 동중서의 포인트이다. 재미있게도 당시 동중서는 요동지방의 한漢나라 조묘祖廟와 한 고조의 능에서 연이어 불이 나자 이것을 재이災異로 보고 상소하였다. 한무제는 그 글을 보게 되었다. 근데, 동중서의 제자는 그 글을 힐난하였으므로 동중서는 사형의 위기에 처했으나 한 무제가 사면해주었다. 동중서 철학의 포인트는 신天과 인간은 똑같고 그 도道는 하나라는 데 있다. 동중서는 하늘天을 인격화하면서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을 일치시켰다. 이것이 동중서의 천인감응론天仁感應論이다. 반면에 순자는 하늘天과 인간人 간의 구별을 명확히 하고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을 명백히 구별하였다. 동중서는 말하기를 "하늘天에게 음양이 있듯이 인간에게도 음양이 있다. 천지天地의 음기가 일어나면 인간의 음기도 그에 상응하여 일어나고 또 인간의 음기가 일어나면 그에 상응하여 천지天地의 음기도 마땅히 일어나는데 이 도道는 하나이다. 이 이치를 깨달은 사람은 비를 내리게 하려고 음기를 요동시켜 음기를 일으키고 비를 그치게 하려면 양기를 요동시켜 양기를 일으킨다. 재앙이나 복 따위의 발생원리도 이 이치에 따른다. 형벌이 바르게 적용되지 못하면 사기邪氣가 일어난다. 아래에서 사기邪氣가 쌓이면 위에서 원망과 증오가 모인다. 위 아래가 불화하면 음양이 꼬이고 어그러져 불길한 징조가 나타나고 이로부터 재이災異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인간의 행위가 옳지 못하면 음양의 기氣가 기계적으로 감응하여 비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동중서에 따르면 재이災異의 원인은 인간의 행위에 있다.
+ 천天, 지地, 인人
인간은 아래로 모든 사물을 관장하고 위로는 하늘天과 함께 셋을 이룬다. 따라서 다스림과 어지러움, 움직임과 고요함, 따름과 거스름의 기氣는 음양이 덜거나 보태어져서 사해四海가 요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물의 이치는 귀신의 일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가령 땅에 몸을 던지면 죽거나 다치고 땅을 요동시킬 수 없지만 진흙에 던지면 그 주변을 요동시키고 물에 던지면 더 멀리 요동시킨다. 즉, 사물이 부드러울수록 더 변동시키고 요동시키기 쉽다. 기화氣化는 이보다 더하다. 임금이 백성을 쉬지않고 요동시키면 그 기氣가 천지天地와 뒤섞여 잘 다스리지 못하게 된다. 세상이 태평하고 백성이 화합하고 뜻이 어렵지 않으면 기氣가 바르게 되어 세계天地가 정밀하고 모든사물이 아름다워진다. 세상이 혼란해지고 백성이 반목하고 뜻이 어려우면 기氣가 거슬리고 천지天地가 손상되어 재해의 기氣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8. 역사철학
동중서는 말하기를 "이른바 새 왕王이 제도를 고친다는 것은 도道를 고치는 것이 아니다. 천명天命을 좇아 역성易姓 혁명으로 왕조를 바꾼 것은 이전 왕을 계승한 경우가 아니다. 따라서 이전 제도를 그대로 따르고 아무 것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전 왕王과 구별이 없게된다. 천명天命으로 왕이 되었다는 것은 하늘天에 의하여 드높여졌다는 뜻이다. 따라서 거처를 옮기고 칭호를 바꾸고 정삭正朔을 개정하고 복색을 바꾸는 이유는 하늘天의 의지에 따라 자신을 드높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강大綱, 인륜, 도리, 정치, 교화, 습속, 문의文義는 옛 것과 같으니 무엇을 고치겠는가. 왕王은 명목상 제도를 고칠 뿐 실제의 도道는 바꾸지 않는다. 공자는 무위無爲로써 다스린 사람은 순舜임금이라고 했으니 순舜임금은 직전의 요堯임금의 도道로써 다스렸다. 즉, 도道는 바뀌지 않는다는 비근한 예이다."라고 하였다. 도道의 근원은 하늘天로부터 비롯되므로 하늘天이 변하지 않듯이 도道 또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道는 바뀌지 않는 것이다. <벡호통의>는 말하기를 "왕旺이 한번은 질質 한번은 문文으로 교대함으로써 세계天地를 이어받고 음양에 순응하는 것이다. 양의 도가 극에 이르면 음의 도가 이어받고 음의 도가 극에 이르면 양의 도가 이어받는다. 두 양陽과 두 음陰이 연속하여 계승할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다. 질質은 하늘天을 본받고 문文은 땅地을 본받을 따름이다. 따라서 하늘天은 질質이 되고 땅地은 하늘天에 따라 변화되고 양육되고 완성되니 문文이 되는 것이다. <상서대전>에도 왕王이 한번은 질質 한번은 문文으로 교대하는 것은 천지天地의 도道에 의거한 것이라고 했다. <예삼정기>에도 질質은 하늘天을 본받고 문文은 땅地을 본받는다고 했다. 제왕이 처음에 흥기하면 먼저 질質을 추구하고 다음에 문文을 추구한다. 즉 먼저 질성質性이 있고난 후에 문장文章이 있게 된다. 한 왕조가 질質을 숭상하면 다음 왕조는 문文을 숭상하여 직전 왕조의 폐단을 시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둘로 반복된다는 의미이다. 셋으로 반복되는 것은 삼통, 즉 삼정三正이다. 넷으로 반복되는 것은 상商, 하夏, 질質, 문文이다. 여기서 상, 하는 왕조 이름이 아니다.
+ 상商, 하夏, 질質, 문文
상商을 기본으로 하여 하늘天을 좇아서 왕王이 된 경우, 그 도道는 양기가 넘치고 부모를 친애하고 인仁과 소박함을 추구한다. 왕은 아들을 후계자로 삼고 친동생을 후대하며 첩은 아들로 인햐여 귀해지고 관례는 아버지가 아들을 위하여 자字를 짓고 혼례는 부부 분별의 예가 세세하고 부부는 마주않아 식사하고 상례는 부부를 따로 물으며 제례은 소와 양의 생고기를 먼저 올리고 부부의 위패는 소목昭穆으로 나누어 배열한다. 다음, 하夏를 기본으로 땅地을 좋아서 왕이 된 경우, 그 도道는 음기로 나아가고 귀인을 존중하고 의리와 절도를 추구한다. 따라서 왕은 손자를 후계자로 세우고 맏아들을 후대하므로 첩과 그녀의 아들은 귀하지 않다. 관례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字를 지어주고 혼례는 부부의 분별의 예가 세세하고 나란히 앉아서 식사한다. 상례는 부부를 합장하고 제례는 삶은 고기를 먼저 올리고 아내의 위패는 남편과 함께 배열한다. 다음, 질質을 기본으로 하늘天을 좇아 왕王이 된 경우, 그 도道는 양기가 넘치니 부모를 친애하고 바탕質과 사랑愛을 추구한다. 왕은 아들을 후계자로 세우고 친동생을 후대하며 첩은 아들로 인하여 귀해지고 관례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字를 지어주고 혼례는 부부 분별의 예가 세세하고 마주앉아 식사한다. 상례는 부부를 따로 묻고 제례는 쌀을 먼저 올리고 부부의 위패는 소목으로 나누어 배열한다. 다음, 문文을 기본으로 현상세계地를 좇아 왕이 된 경우, 그 도道는 음기로 나아가니 귀인을 존중하고 예禮와 형식文을 추구한다. 왕은 손자를 후계자로 세우고 맏아들을 후대하고 첩과 그녀의 아들은 존귀하지 않다. 관례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字를 지어주고 혼례는 부부의 예가 세세하여 나란히 앉아서 식사하고 상례는 부부가 합장하고 제례는 울창주를 먼저 올리고 아내의 위패는 남편과 함께 배열한다."고 하였다. 실제 역사에서 보면 순舜임금은 상商을 기본으로 하늘天을 좇아 왕이 되었고 우禹임금은 하夏를 기본으로 땅地를 좇아 왕이 되었고, 탕湯왕은 질質을 기본으로 하늘天을 좇아 왕이 되었고, 문왕은 문文을 기본으로 땅地을 좇아 왕이 되었다. 이러한 순환이 넷으로 반복되는 것이므로 주周나라의 왕조는 다시 상商을 기본으로 하늘天을 좇아 왕이 된 것이다.
+ 삼교三敎
하夏나라는 충忠을, 은殷나라는 경敬을, 주周나라는 형식文을 추구했다. 공자는 말하기를 "은나라는 하나라의 예禮를 답습했고 주나라는 은나라의 예禮를 답습했으므로 덜고 보태진 바를 알 수 있으니 앞으로 주나라를 계승할 왕조는 이후 100세대 후라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모든 왕조는 이 세가지 준거에 기초하는 것이다. 충忠에 폐단이 생기면 경敬을 숭상하고 경敬에 폐단이 생기면 형식文을 숭상하여 시정하고 형식文에 폐단이 생기면 다시 충忠을 숭상하여 순환하므로 100세대 후라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충忠은 사람에 기본이 있고 경敬은 땅地에 기본이 있고 형식文은 하늘天에 기본이 있다. 따라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관점에서 보면 역사는 신의 의지인 셈이다.
<참고문헌>
펑유란. 박성규 역, 중국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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